침묵 끝낸 한동훈, 거리로 옮긴 압박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침묵을 깨고 지지자들의 장외 집회를 공개적으로 독려했습니다. 제명안 상정을 앞둔 시점에서 택한 선택지는 당 내부 절차가 아니라 거리였습니다. 당 윤리위 판단을 둘러싼 갈등은 이제 조율의 영역을 벗어나 힘의 대결 구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대표 체제가 윤리위 결정을 그대로 밀어붙일 경우, 국민의힘은 타협을 거치지 않은 채 정면 충돌 국면에 들어서게 됩니다. ■ 댓글로 복귀한 한동훈, 메시지는 ‘집결’ 한 전 대표는 22일 밤부터 23일 새벽까지 정치 플랫폼에 올라온 ‘제명 철회 집회’ 관련 글에 직접 댓글을 달며 지지자들의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함께 가주십시오”, “따뜻하게 오세요”라는 짧은 문장은 명확한 방향을 담고 있었습니다. 윤리위 결정에 대한 이의 제기나 재심 요청이 아니라, 장외 집결을 통한 압박이었습니다. 단식 국면 동안 공개 발언을 최소화해 왔던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 문제를 꺼내 들며 정치적 발언도 재개했습니다. 침묵을 끝내는 방식으로 선택한 수단이 ‘집회’였다는 점에서, 내부 설득보다는 외부 결집에 무게를 둔 행보로 읽힙니다. ■ 재심 대신 세 과시, 당 안의 시선은 엇갈려 당내에서는 한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재심 절차를 밟기보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장 대표의 단식 기간 동안 범보수 결집 흐름이 형성되는 사이, 한 전 대표는 당내 논의의 중심에서 멀어졌고, 결국 지지자 동원을 통해 판을 흔들려 했다는 해석도 뒤따릅니다. 윤리위 결정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당내 절차를 건너뛰고 거리로 압박을 옮긴 선택은 지도부와의 긴장을 분명히 끌어올렸습니다. ■ 친한계도 재가동, 책임 공방으로 번진다 단식 기간 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친한계의 움직임도 다시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정성국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패한 권력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당 안의 분열부터 정리돼야 한다”며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철회를 공개 요구했습니다. 제명 논란은 개인 징계를 넘어 계파 갈등의 상징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제명이 강행될 경우, 책임 논쟁은 징계 대상자에 머물지 않고 이를 처리한 지도부로 확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 장동혁 체제, 절차는 멈추지 않는다는 입장 다만 제명안이 즉시 최고위원회에 상정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장동혁 대표가 건강 회복을 이유로 정밀 검진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당 관계자들은 “검사 일정이 정리되는 대로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장 대표 측은 이미 재심 기간을 충분히 부여했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는 윤리위 의결을 더 늦출 경우, 지도부의 판단력과 권위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도 깔려 있습니다. 장 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직접 주재하는 시점부터, 제명안은 다시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됩니다. ■ 절차와 압박, 충돌로 수렴되는 당의 선택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은 선택의 여지를 넓혀두지 않습니다. 지도부는 규정과 절차를 앞세우고 있고, 한 전 대표 측은 동원력을 통해 맞서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도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는 한, 당의 흐름은 통합이 아니라 분열로 기울게 됩니다. 이번 제명 논란은 한 정치인의 거취를 넘어,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려 하는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거리의 동원과 지도부의 표결이 동시에 작동하는 국면에서, 그 결말은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 진영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2026-01-23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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