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말고 ‘호텔 체크인’.. 황금연휴, 제주는 이미 만실 “국내 호캉스가 대세로 떠오른 이유”
“이참에 제주에서 푹 쉬자.”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해외 대신 국내 호텔로 향하는 발걸음이 분주해졌습니다. 제주와 경주, 남원 등 주요 관광지 호텔은 이미 객실 점유율 90%를 돌파하며 사실상 만실 사태를 맞이했고, 하루만 머무는 여행이 아니라 며칠을 묵는 연박 수요까지 가파르게 상승 중입니다. 6월 초 임시공휴일까지 겹친 연휴 구조 속에서 국내 관광시장은 지금, 다시 ‘체크인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 “난 호캉스로 간다”.. 연휴 여행지? 이제는 국내 호텔 25일 교원그룹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6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그룹이 운영하는 스위트호텔 제주와 남원의 평균 객실점유율은 9%를 넘어 사실상 ‘만실 대란’에 접어들었습니다. 각각 150실, 60실 안팎 규모의 두 호텔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포인트(p)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경주에 위치한 펫 프렌들리 호텔 ‘키녹’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펫캉스’ 수요가 늘면서, 같은 기간 객실 예약률이 90%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이번 연휴는 하루만 연차를 내면 최장 6일을 쉴 수 있는 구조 덕분에, 복잡한 해외여행 대신 국내에서 ‘정주형 휴식’을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습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현재 스위트호텔 제주와 키녹의 연박 고객 비중은 각각 64%, 66% 수준에 달한다”며 “제주의 경우 3박 이상 장기 투숙객이 전체의 20%에 이를 정도로 체류형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연휴를 앞두고 이번 주부터 이미 수요 쏠림이 시작되며 예약이 몰리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제주 ‘패키지+숙소’ 동반 호황.. “예약 문의 쇄도”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 패키지 여행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예약 분석에 따르면, 올해 5월 연휴 출발 국내 패키지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29.5% 늘었고, 특히 제주 지역은 무려 159.1% 폭증했습니다. 제주행 발길은 이미 기대치를 훌쩍 넘어선 상태입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4월 주말 기준으로만 봐도 제주 패키지상품은 매주 40명 이상 예약이 확정됐다”며 “섭지코지, 사려니숲길 등을 포함한 봄꽃 테마 상품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숙소 수요도 함께 폭발 중입니다. 가성비 리조트부터 가족 단위 여행객을 겨냥한 5성급 키즈 호텔까지 빠르게 예약이 차오르고 있으며, 객실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 “해외는 부담, 국내가 정답”.. 연휴 구조가 소비 흐름을 바꿨다 이번 황금연휴는 구조 자체가 국내 여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주말,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 연휴에 이어, 6월 초에는 대통령 선거에 따른 임시공휴일(6월 3일)과 현충일(6월 6일)이 맞물리면서 다시 한 번 장기 연휴가 펼쳐집니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6월 초 연휴 예약도 5월과 비슷한 속도로 조기 마감되고 있다”며 “국내여행에 대한 소비 심리는 여전히 견고하며, 이 같은 흐름은 내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복잡한 해외보다는 안정적인 국내, 이동보다 체류 중심. 소비의 무게추는 이제 뚜렷하게 ‘국내 정주형 여행’ 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관광객 회복세 탄 제주.. “여행지보다 머무는 곳이 중요해졌다” 황금연휴를 앞두고 제주 전역은 특히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항공 예약률을 비롯해 숙박 수요, 패키지 예약률 모두 전년 대비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전국적으로도 여행 심리가 예년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여행에 대한 관점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비행기를 타야 여행’이라는 공식은 점차 힘을 잃고, 긴 이동보다 긴 휴식을 택하는 흐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관광지 몇 곳을 찍고 끝내는 방식보다, 나에게 맞는 공간에서 오래 머무는 체류형 여행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최근 여행은 몇 군데 돌아보고 소비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머무는가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라며 “호텔 중심의 호캉스 수요가 제주 관광 회복세를 견인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연휴 구조, 고물가, 고환율, 해외여행 심리 위축까지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호텔에서의 ‘쉼’ 그 자체가 여행의 본질로 부상한 셈입니다. 관광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황금연휴를 ‘여행 소비 방향 전환의 분기점’으로 봅니다. 한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앞으로 관광 경쟁력은 숙박지 중심 콘텐츠와 지역 체류 전략에서 갈릴 것”이라며 “단발성 이벤트보다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장기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국내 호캉스는 더 이상 임시방편이 아니라, ‘주류 선택지’로 명확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제 제주가 기대할 것은 다음 연휴, 그리고 다음 계절입니다. 잠깐의 반등이 아닌, 진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머무는 경험’을 넘어, ‘머물고 싶은 제주’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는 지금부터입니다.
2025-04-25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